밖의 삶
타인과 자신을 들여다보며변화의 가능성을 발굴하고자 한 7년의 기록동시대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202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아니 에르노의 또 다른 대표작이 국내 초역되었다. 『밖의 삶』은 1993년부터 1999년까지 외부 세계를 관찰하며 자신과 사회를 탐구한 기록으로, 같은 줄기의 작품인 『밖의 삶』과 더불어 사회를 향하는 그의 날카로운 글쓰기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여러 해에 걸쳐 쓰인 일기라는 형식과 「집단의 일상을 포착한 수많은 스냅 사진을 통해 한 시대의 현상에 가닿으려는 시도」(서문)라는 뚜렷한 목적의식을 공유하는 『바깥 일기』와 『밖의 삶』은 내면이 아닌 주변과 타인을 관찰하고 증언하는 「외면 일기」라는 독자적인 영역을 이룬다.에르노는 곳곳에서 보이지 않게 작동하는 권력 관계와 사회 문화적 불평등, 착취와 욕망을 연료 삼아 작동하는 자본주의 메커니즘을 읽어 내고, 그 내용을 단순함, 간결함, 평이한 단어 사용을 특징으로 하는 독보적 문체인 「밋밋한 글쓰기」를 통해 전달한다. 그럼으로써 지배 계급의 정돈되고 상식적인 질서 바깥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고, 일견 안정되어 보이는 일상에 파묻힌 변화의 가능성을 발굴하자고 목소리를 낸다.